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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장애아동 및 부모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학교에서 장애아동을 12년 동안 가르쳐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애아동을 만나 오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던 저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1. 재정적 어려움

 

장애아동 월평균 사교육비지난 6개월간 지출한 치료비 및 매월 지원받는 장애아동 수당
장애아동 월평균 사교육비와 치료비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장애아동수당  <출처 2021 특수교육실태조사>

 장애아동이라고 비장애 아동보다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장애인과 비교해서 더 부담되는 점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1. 비장애아동은 학령기 동안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은 전 생애에 걸쳐 비용이 발생합니다.

2. 장애아동의 부모님은 장애아동을 케어 하며 양육하느라 맞벌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맞벌이하지 않고 생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3. 국가의 지원이 학교 다니는 학령기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2년 전부터 교육청 지원과 보건복지부 바우처 중복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개인 방과 후 비 지원까지 합하면 학교 다니는 동안에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학교 졸업 후에는 이러한 지원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학교 졸업 후 취업하기 힘들 경 우 시설 이용에 대한 비용까지 추가가 되는 부분은 어려움을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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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는 전생애 걸쳐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비해 이러한 지원들이 학령기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사교육비 부분을 보아도 유치원에서 고등으로 갈수록 비용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월평균 사교육비 부문에서 보면 유치원에서 고등으로 갈수록 사교육비가 감소하고 있음을 봅니다. 이는 부모님이 아동의 변화를 기대하고 교육 및 치료를 하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자 실망감으로 인해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봅니다. 장애 아동은 비장애 아동보다 더 많은 시간과 배움이 필요합니다. 학령기에서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전 생애에 걸친 배움과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부분을 국가와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양육 부담감

 

30년간 돌봄 장애인 딸 살해장애인 딸 살해 사례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것은 개인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다.

왼쪽 첫 번째 사례는 인천 연수구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30년간 돌봐 왔던 뇌병변 자녀가 대장암 진단을 받자 같이 극단적 선택을 하였고, 어머님은 아들이 집을 방문해서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사례는 장애아동의 어머니가 말기암에 걸렸고, 더 이상 딸을 돌봐 줄 수 있는 상황에 이르지 못함을 비관하며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였습니다. 

장애아동이 일상생활 하는데 주로 도움을 주는 사람 설문으로 가족이 80%가 넘음
장애아동이 일상생활 하는데 주로 도움을 주는 사람 설문으로 가족이 80%가 넘음
장애아동이 일상생활 하는데 장소를 물었는데 집 을 선택한 비율이 90% 넘음
장애아동이 일상생활 하는데 장소를 물었는데 집 을 선택한 비율이 90% 넘음

장애인 부모님의 소원은 '장애아동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부모님의 책임감과 사랑이 느껴져 감동이 되었지만 지금 저의 심정은 부모님의 처절함과 양육의 부담을 혼자 안고 가는 현실의 모습에 안쓰럽고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장애아동이 일과를 보내는 장소와 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집과 장애가족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장애아동을 돌보는데 극심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으며 장애가족을 돌보는 많은 보호자가 극심한 우울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에 어려움
장애인 부모의 양육에 어려움

지난주 사회면 기사에 상가 복도서 소변 본 초등생이 있었고, CCTV로 확인 후 부모님께 전화를 했는데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부모님이 치워주면 되지 않느냐고 화를 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초등생인데 맨발로 있습니다. 아무래도 발달장애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일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서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학교 현장에서 많은 부모님과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참 상처가 많고 많은 양육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 때로는 자기 방어적인 공격 형태가 나타나는 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잘 이해하고 감싸 안으며 공감해줄 때 부모님이 비로소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애를 개인차원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공동 책임으로 여기며 같이 양육하고 돌보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

 

3. 장애인 특성 인식 및 이해 부족

 

  • 대표적인 장애인 편견 사례로 서울에 공립특수학교 설치를 계획했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공립특수학교 계획된 자리는 장애인 복지관과 마트도 있어 장애아동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추진되으나 지역주민들이 장애인이 들어오면 집값 내린다며 반대해 결국은 특수학교 설치가 무산되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지역주민들의 투표권을 얻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장애인은 무조건 도움을 줘야 한다는 편견 - 우리 장애 아동들도 뛰어난 면이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인천주간보호센터 장애아동 질식사 사건 - 장애아동이 김밥을 먹기 싫다고 여러 번 의사표현을 하였지만 강제로 먹여 질식사 한 사건입니다. 뇌성마비 특성상 식도가 좁으며 저작능력이 부족해 음식을 잘게 잘라서 주어야 하지만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사전에 김밥을 싫어한다는 정보가 제공되었음에도 이러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영상을 보니 수차례에 걸쳐 거부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보였었는데, 학대 치사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 장애인 E-sports 대회에 입상한 청각장애인 대한 상품으로 헤드셋을 준 적이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이 이 헤드셋을 받고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장애인 대회에서 조차도 이런 일이 벌어지니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이해 부족이 심각하구나 라는 생각을 가진 사건이었습니다.
  • 시각장애인이 다수 다니는 장애인 복지관 구내식당에 키오스크 기계로 주문을 받도록 한 일이 있었습니다. 장애인을 위해서 있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조차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없었습니다.
  • 지적장애인은 직장에서 수없이 많은 반복 훈련을 통해 관련된 직무를 습득합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장애인에게 직무를 벗어나는 심부름을 시키고 그것도 못하느냐는 핀잔을 받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가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일인데 하고 아쉬워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 자폐성 장애인은 동일성을 고집하고 융통성 부족한 특성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자주 일과를 변경하여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취업실습 후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일이 빈번하였습니다. 자폐성 장애의 이런 특징을 이해하고 직장에서 조금만 배려와 지원을 해주었으면 잘할 수 있는 일인데 안타까웠습니다.

4. 졸업 후 진로( 졸업 후 갈곳이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 방향으로 취업은 8% 불과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 방향으로 취업은 8% 불과

요즘은 고등학교 졸업후 전공과정이 설치된 특수학교에 많이 진학을 해서 덜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특수학교에 고3 졸업식은 정말 우울함 그 자체였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장애인 부모님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는 곳은 아래 4가지 해당합니다.

1) 취업 

①경쟁 고용 : 일반 회사에 취업해서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일함.

②지원고용 : 일반 회사에 취업. 사전훈련을 받고(6일 이내) 현장훈련을 직업 평가사가 한(3~7주) 후 고용됨. 급여는 최저임금 이상 지원되며, 사업체는 장애인 고용에 따른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음.

③보호고용 : 일반고용이 어려운 장애인이 특별히 준비된 작업환경에서 직업훈련을 받거나 직업생활을 함.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법]에 따라 전 직원 중 장애인 근로인이 70% 이상 & 10명 이상 이어야 함.

2) 직업훈련 : 전공과정 및 , 복지관, 직업훈련센터에서 직업훈련을 받음.

3) 시설 

①주간보호센터에서 낮시간 동안 아동 보호,

②장애인 거주시설(장애인이 생활하며 거주), 

4) 가정

주간보호 시설에도 들어가려면 대기가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것도 아동의 문제행동이 드러나거나 생기면 못 다니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 다시 다른 주간보호시설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시간 대기해야 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중증장애인과 부모님을 위한 시설과 지원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할 것 같습니다.

장애인 고용의무제도 

장애인 고용의무제도 비율장애인 고용분단금
장애인 고용의무제도 비율   장애인 고용분담금

장애인 고용의무제도가 50명 이상 사업체에서는 공공기관 3.6%, 민간기업은 3.1 % 되어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 준수시 부담금은 100명 이상에만 부과되어 실제적으로 100명 이상 사업체의 고용의무제도 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공공기관 중 금융 관련 기관에서만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60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현실화해서 장애인 고용을 촉진시키는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무리

장애 아동과 장애아동의 부모님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제가 특수교사로서 장애아동과 장애아동 부모님을 대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적었습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같이 토론하고 사회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조금씩 나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아동에 대한  인식은 장애아동을 사회와 직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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